
추석이 되면 법원과 검찰에서 전설처럼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추석에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어떤 판사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므로 석방"이라며 기각했다는 것입니다. 실화인지 우스갯소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추석에는 가족과 함께. 요즘 세상에 이런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면 사표를 써야 하겠지만, 명절 즈음의 수사와 재판에는 실제로 독특한 풍경이 있습니다.
검사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판사와 검사도 추석에 당직을 섭니다. 당직 판·검사가 구속영장과 압수수색 영장 업무를 처리합니다. 법 집행에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추석에 구속영장과 압수수색 영장 처리가 현저히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리 범죄자라 해도 추석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도록 배려해 주는 것입니다.
수사관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명절의 의미를 잘 알고 있습니다. 추석에 가족과 함께 있는 사람을 체포하거나 압수수색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있는 부모를 체포하거나 압수수색하는 것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실무입니다. 수사기관이 그렇게 야박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추석에도 체포와 압수수색이 이루어집니다. 인간적인 배려는 할 수 있지만, 법 집행 자체를 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추석에 가족들과 함께 있는데 수사관이 찾아와 체포하거나 압수수색을 한다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들에게도 큰 충격이 됩니다. 아이들이 함께 있었다면 그 충격은 더욱 클 것입니다.
수사기관은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명절 기간에는 긴급한 사안이 아닌 한 체포와 압수수색을 자제하는 것이 실무적 관행입니다. 이것은 법에 명시된 규정이라기보다, 수사관들의 인간적 판단에 의한 것입니다.
핵심 포인트
추석 등 명절 기간에는 구속영장과 압수수색 영장 처리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에 명시된 규정은 아니지만, 명절에 가족과 함께 있는 사람에 대한 인간적 배려가 실무적으로 작용합니다. 다만 긴급한 사안에는 명절에도 법 집행이 이루어집니다.

추석이라고 범죄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추석에 검거되어 구속되는 사례도 많습니다.
도망 중인 수배자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명절에는 가족 생각이 나기 마련입니다. 추석에 가족과 연락하거나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수사기관은 바로 그것을 노립니다. 검사 시절 수배자를 담당하는 검찰 수사관에게 들은 말이 있습니다. "미꾸라지 같은 범죄자도 명절에는 잡을 기회가 있습니다. 꼭 잡아야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검사 시절 동료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간악한 범죄자를 보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합니다. 악질 사기꾼이 간악한 변명을 하면서 피해자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데 돈 한 푼 안 갚는 경우, 검사도 화가 납니다. 인지상정입니다.
이런 사건이 추석에 임박해서 수사가 종료되면, 명절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합니다. 간악한 범죄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명절은 사람을 모이게 만들고, 사람이 모이면 갈등이 표출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가족끼리 명절에 싸운다 해도 심각한 몸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가족 간 명절 폭력 사건이 정식으로 형사 입건되어 처벌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단순 폭력 사건의 경우 감정이 누그러지면 합의하에 고소를 취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부부 간 감정싸움과 말다툼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절 스트레스가 원인입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명절 직후에 이혼 상담 건수가 평소보다 약 2배 증가한다고 합니다.
성묘객 간의 몸싸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제사상에서 음복을 한 뒤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단속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유념하시면 좋겠습니다.
A. 명절이라는 이유만으로 체포나 압수수색이 위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되었고 집행 절차에 하자가 없다면 유효합니다. 다만 집행 과정에서 가족, 특히 아동에게 불필요한 충격을 주는 방식이었다면, 수사 과정의 부당성을 문제 삼을 여지는 있습니다.
A. 제사 음복이든, 회식이든 음주의 사유와 관계없이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에서 운전하면 음주운전으로 처벌됩니다. 명절이라고 예외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음복 후에는 반드시 대리운전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합니다.
A. 가족 간 폭행도 형법상 폭행죄 또는 상해죄에 해당합니다. 피해가 심각하다면 즉시 112에 신고하고 진단서 등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가정폭력의 경우 가정폭력방지법에 따라 접근금지 등 보호 조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